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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축복의 땅. 광야에서

가고파 고향 바다 본문

보내심의 축복. 광야에서/축복의 광야. 2017

가고파 고향 바다

อารีเอล 아리엘 ariel 2017. 6. 6. 19:58

 

가고파의 고향

마산과 합포만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가곡

가고파와

시인 이은상님

그리고

그곳에 가고파의 고향

마산과 합포만이 있습니다

점점 희미해져 가는

옛시인의 감정섞인 향취를 잃어가며

기억 너머로 잊혀져가는 현실의 아픔이

연속되고 있습니다

 

80년도

내 젊음을 의지할 곳을 찾아

정착한 나를

35년 동안을 품어주고

의지함을 허락한

또 하나의 고향을

마음으로 바라 봅니다

 

어제 오늘 둘러 본 마산은

맨 처음 만남을 가졌던

그 멋지고 풍성했던 사랑

그 사랑이 사라진 도시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넘기 힘들던

가포 고개가 조금은 낮아지고

더 편한 삶을 위해 터널 공사가 진행중 이었습니다

 

틈나면 즐기던

사진기 앵글속의 가포 해수욕장과

허름하지만 분위기만은 좋았던 카페들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인 듯

육중한 쇠덩이가 기세를 부리는

물류센터와 공장으로 변해 가고있습니다

 

주름진 아낙네들의 구수한 사투리의 정감과

싱싱하고 풍성한 횟감을 즐기던 신마산 포구는

상거래 지역으로 바뀌어

옛 정취와는 사뭇 다른 거리가 되었습니다

 

마산의 경제를 지키기 위해

밤낮 쉬지 못했던 화력발전소는

한전 사무소로 대신하고

고즈넉 했던

댓거리가 번화가로 변했습니다

 

합포만이

죽어갑니다

드넓었던 은빛 물결이

죽어갑니다

매립되는 흙더미에 밀려

자꾸만 초라하고 외소해져

낙동강 줄기보다도

더 좁은 작은 강이 되어가 봅니다

 

완월 폭포 계곡에 올라가

작은 대나무 가지를 꺾어

친구에게 빼앗듯 빌린

낚시 바늘을 묶어

갯벌에 움크린 지렁이 한마리를 잡아

낚시바늘에 꿰어

내 던지기가 무섭게 낚여 올라 오던

도다리, 놀래미, 보리멸, 아나구와 꼬시래기들 ...

그들이 매립되는

이방의 오염된 칩입자에 의해

어미가 살던 고향을 잃고

사라져 갑니다

죽어져 갑니다

 

나는 오늘

이렇게 잃어 가는 합포만을 보며

죽어가는 가고파 바다와 함께

내 마음의 고향이 죽어 가는가 봅니다

 

그 이유는

바라보는 내 가슴이 답답하고

자꾸만 모자라는 호흡량을 돕기위해

긴 숨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내 젊음의 둥지를 틀었던

산호동 공원 자락의 처마에 잇대어 달아 낸

단칸방 신혼시절의 추억이 어른거리고

 

내 청춘의 영혼의 도우미가 되어 준

무학산 십자바위가

저 멀리서 저를 바라봅니다

 

울 공동체 가족의 울타리가 되어 준

주식회사 한국중공업이

주인이 바뀌어 바다 건너편에

거만하게 머물고 있습니다

 

오늘 나는

그 모든 것을 한눈에 볼수있고

추억을 마음껏 내마음의 보물 창고에 담을 수 있는

은혜를 입어

감사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 내가 있고

나를 품어 준 마산이 있으매

잊어져가는 이 모든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가 봅니다

 

이제

이 모든 것을 쉽게 다시 꺼낼수 없는 창고에 들인후

봉인하고 내 길을 떠나야 할것입니다

 

내가 가야할 길

내게 허락하신

가장 귀한 그 길위에

다시 서야하기에 ...

 

 

오늘과

낼은 쉬고

새 아침을 허락하시는

아름다운 시간

그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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