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평신도 세워 다음세대 품다…‘다니고싶은’ 시골교회의 새로운 모델

평신도 세워 다음세대 품다…‘다니고싶은’ 시골교회의 새로운 모델

박윤서 님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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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종 목사가 충남 보령 다니고싶은교회에서 다음세대 목회에 대해 설명하며 웃고 있다.© Copyright@국민일보

 

 

대천역에서 20분을 걸어가면 언덕배기에 ‘다니고싶은교회’가 나온다.

최근 충남 보령 다니고싶은교회에서 김철종(50) 목사를 만났다.

주변에 아파트라곤 없는 시골교회지만 개척 6년 차 가족 네 명이 함께 시작한 사역은 150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김 목사가 짧은 시간에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비결에는 철저한 준비와 연구가 있었다.

그는 개척을 준비하는 1년 6개월간 전국의 부흥하는 교회 170여개를 찾아다녔다.

그렇게 김 목사는 기쁨이 넘치는 교회, 다음세대에게 관심이 많은 교회, 건강한 교회를 찾는 교회가 부흥하는 교회의 공통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평신도를 양성하는 교회

다니고싶은교회에는 부교역자가 없다.

대신 평신도 사역자가 있다.

목사에 앞서 집사였던 김 목사가 그의 경험을 담아 평신도 사역자 양성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40년 이상 신앙생활을 하며 ‘사람들이 다니고 싶어하는 교회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뒤늦게 목사 안수를 받았다”며 “지방에, 젊은 목사가, ‘다니고싶은교회’라는 이름으로 교회를 세우니 주변 교회에서 이단이 아니냐는 의심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교회에 평신도 사역자가 풍성하니 새신자는 교회보다 가정교회를 먼저 방문한다.

가정교회 목장은 한 가정에서 주 1회 모여 식탁 교제를 하며 신앙을 나누는 모임이다.

여기엔 청소년부와 어린이 목장도 포함된다.

교회 내 존재하는 20여개 가정교회 목장은 가정교회 모임을 통해 환대를 경험하게 된다.

기존 교인뿐 아니라 교회를 다니지 않는 초신자여도 희망하는 누구나 식사 자리에 참여할 수 있다.

김 목사는 “가정교회는 회복을 꿈꾼 신약교회의 모습을 띠고 있다”며 “함께 밥 먹고 말씀을 나누고 삶을 얘기하면서 예수님 안에서 연결을 경험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녀교육을 책임지는 교회

교회 입구에는 곳곳에 붙어 있던 다음세대 아이들의 사진과 기도제목이 붙어 있었다.

교육부서 공간에는 아이들의 이름이 붙은 사물함도 마련됐다.

아이들이 교회에 있는 시간 동안 짐을 보관하거나 휴대폰을 넣어놓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보령시 전체 인구 중 19세 미만 인구는 13%다.

다음세대 사역을 하기 척박한 환경에서 김 목사는 역설적으로 다음세대에서 희망을 찾았다고 말했다.

“올리브 나무가 뿌리를 내리는 데는 10년이 걸리지만 한 번 뿌리 내린 나무는 1000년을 갑니다.”

김 목사는 다니고싶은교회가 다음세대를 축복하는 사역에 ‘올리브브레싱’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를 설명했다.

매달 교회는 전 세대가 함께 예배를 드리는 ‘올리브브레싱 데이’를 진행한다.

30~40명의 다음세대가 강대상에 올라가면 그 아이와 연결된 직분자가 아이에게 용돈을 전달한다.

김 목사는 “교회 어른이 자신과 연결된 아이에게 다가가 이름을 불러주고 안아주며 기도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며 “아이와 연결된 어른은 그의 기도제목을 받고 한 달간 기도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아이는 1년 동안 12명의 교회 어른들이 자신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을 계기로 교회 어른들과 자연스러운 접점이 생긴다”고 밝혔다.

아이들에게 직접 현금을 제공하니 용돈을 받고 싶어 교회에 나온다는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목사는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3개월이 지나니 용돈 받고자 오던 아이들도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느끼더라”며 “이제는 매달 신청받는 올리브브레싱 후원에 희망자가 넘쳐난다”고 전했다.

 

교회는 다음세대를 위한 인적·물적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교회 부교역자는 없어도 교회학교 교사는 여덟 명이나 된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가 소멸하는 시골교회에서 이들에게 투자를 멈추지 않는 것이 답”이라며 “교회 내 엘리트가 있다면 교회학교에 가장 먼저 인력을 배치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며 “교회가 자녀 교육을 책임지고 아이들이 신앙적으로, 사회적으로 능력 있는 어른들의 삶의 방식을 배우길 바랐다”고 전했다.

김 목사가 2년 전 청소년부를 데리고 이스라엘 튀르키예 그리스로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도 다음세대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다음세대가 어른들과 동등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회도 제공한다.

김 목사는 “다음세대에게 대표기도 간증 성경봉독 등 예배위원도 맡긴다”며 “아이들은 신앙 어른을 보며 신앙생활을 배운다.

기존세대와 다음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고 했다.

 

평신도가 기도로 세운 교회

다니고싶은교회가 다음세대와 함께 세운 것은 ‘교회’다.

3년 전 김 목사가 당회와 교회 이전을 계획한 지 꼬박 1년 만에 교인들의 손으로 건축한 교회가 완성됐다.

김 목사는 “폐건물을 해체해 터를 파는 것부터 실내 장식을 하기까지 모두 교인 손을 거쳤다”며 “복음이 바로 서고 교회가 할 일을 하니 교인들의 헌신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나님이 주신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하나님께 충성으로 앞으로의 목회를 잘하라는 부담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령=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