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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78년 잠자던 선교사의 시,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อารีเอล 아리엘 ariel 2025. 1. 7. 18:5178년 잠자던 선교사의 시, 대통령 탄핵 정국 속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된 탄핵 정국 속에서 미 군정 시절 우리나라에서 사역했던 한 선교사가 한국의 정치 상황이 호전되길 바라면서 썼던 희망의 신년시가 78년 만에 빛을 봤다.
35년 동안 일제강점과 군정까지 겪으면서 낙심한 이들에게 전했던 희망의 시구가 민주주의의 위기에 빠진 우리 사회에도 큰 위로를 주고 있다.
‘한국의 새해(New Year in Korea)’라는 제목의 시는 1947년 1월 1일 미국북감리교 소속 선교사 찰스 C 아멘트(1892~1962)가 썼다.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인 아멘트 선교사는 보스톤대 대학원에서 ‘유교가 한국인의 사상에 미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신학석사 학위를 받았을 정도로 한국을 사랑했던 선교사였다. 1919년 한국에 온 뒤 주로 충남 일대에서 사역하다 41년 일제에 의해 추방됐지만 해방 이듬해인 46년 11월 다시 입국해 3년 남짓 활동했다.
시는 9연 36행으로 구성돼 있는데 시적 운율보다 서술적 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흡사 기도문처럼 보인다. 역사적 현실과 영적 갈망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돼 있는 시다.
아멘트 선교사는 “환하게 동트는 은혜의 1947년/삶은 여전히 천국과는 거리가 먼/이곳 오래된 한국의 땅//정치는 지배적이고/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진 곳/큰 도시나 작은 도시나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구나//긴긴 세월 잔인한 일본의 지배 아래 놓였으나/사람들은 결코 희망을 놓지 않고/해방의 날을 기다렸구나”라고 시를 시작했다.
시인의 바람은 희망찬 새해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다.
“새해에는 내부 긴장과 갈등에서 해방되기를/더 넓은 세상을 향하는 문이 활짝 열리기를//주님 오셔서 양들에게 풍성한 삶을 허락하고/절망하며 눈물 흘리는 이 땅이 그의 품 안에 모이기를/기도합니다//길을 찾는 이들이/주님의 이름을 발견하게 하소서/길과 진리와 생명이 이들에게 필요합니다/주님 안에서 그들은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암울한 정치적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복음에 의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시는 억눌려 있던 한국의 부활을 소망하며 끝을 맺는다. “오!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한국의 심장이 지배하는 이곳에서/오늘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긴 세월 사료 더미에 묻혀 있던 시는 전기작가 임연철 박사가 미국 뉴저지 드루대 감리교아카이브에서 발굴한 뒤 6일 국민일보에 제보하면서 알려졌다.
임 박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한국을 제2의 조국으로 여겼던 선교사가 한국의 정치적 안정과 성장을 바라는 ‘복음 시’가 긴 세월 창고에서 잠자다가 비상계엄 시국에 드러났다”면서 “한국을 사랑했던 시인의 진심은 그때나 진심이나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시를 읽으면서 정치적으로 무척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가 시인의 바람과 기도처럼 복음 안에서 속히 안정되길 바라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의 새해
환하게 동트는 은혜의 1947년
삶은 여전히 천국과는 거리가 먼
이곳 오래된 한국의 땅
정치는 지배적이고
경제는 깊은 수렁에 빠진 곳
큰 도시나 작은 도시나 사람들은 일자리가 없구나
긴긴 세월 잔인한 일본의 지배 아래 놓였으나
사람들은 결코 희망을 놓지 않고
해방의 날을 기다렸구나
해방은 됐지만 아직 낯선 이들이 통제하는 곳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항상 들어온 이들에게
진정한 독립은 꿈일까
절망과 실망이 희망과 뒤섞여 있는 곳
그들이 더듬거리며 찾는 자유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
새해에는 내부 긴장과 갈등에서 해방되기를
더 넓은 세상을 향하는 문이 활짝 열리기를
주님 오셔서 양들에게 풍성한 삶을 허락하고
절망하며 눈물 흘리는 이 땅이 그의 품 안에 모이기를
기도합니다.
길을 찾는 이들이
주님의 이름을 발견하게 하소서
길과 진리와 생명이 이들에게 필요합니다.
주님 안에서 그들은 같은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은 시간을 갈라놓았습니다.
오!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한국의 심장이 지배하는 이곳에서
오늘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1947년 1월 1일
찰스 C 아멘트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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