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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사설
입력 2023. 08. 08 06:59
[사설] 오늘 한국교회에 닥친 위기의 실체
기독일보
한국교회가 최근 급격한 교세 감소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특히 대형 교단들의 사정이 더 심각해 보인다. 예장 통합이 9월 총회를 앞두고 교세 통계를 발표했는데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교인 수가 230만 2천여 명으로 1년 만에 5만6천여 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 측의 교인 수는 2012년 281만 명대에서 2013년 280만 명대로 소폭 줄었다가 2014년에 281만 명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그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해까지 10년간 50만8천여 명이나 줄었다.
합동 측의 경우도 통합 측의 추세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합동 측은 공식적인 교세 통계를 9월 총회 때 발표하기 때문에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지난해 자료(2021년 기준)만 보면 그 전해보다 9만여 명이나 감소했다.
주요 교단의 통계 지표는 한국교회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여타 교단들의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한국교회는 부흥·성장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까지 1천2백만 성도를 헤아렸으나 이런 추세로 가다간 교세가 곧 반 토막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교인은 갈수록 줄어드는 데 교회 수는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통합 측의 경우만 봐도 교회 수가 2012년 8,417개에서 계속 늘어 지난해 9,476개를 기록했다. 10년 사이 1,059개 교회(+12.6%)가 증가한 것이다. 목사 수도 같은 기간 16,853명에서 22,180명으로 5,327명(+31.6%)이나 늘었다.
교인은 줄어드는 데 목사 수가 늘어나고 교회까지 많아지는 건 한국교회만의 독특한 현상이다. 좋게 보면 교회의 사회 저변 확대 측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겠지만 긍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다. 교인 없는 교회가 늘어나는 건 그만큼 많은 교회가 존립 위기에 놓여있다는 뜻이다.
한국교회의 역사는 이제 채 140년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한때 수백 수천 년의 역사를 지닌 서구교회로부터 부러움과 찬사의 대상이 됐다. 영적인 열정으로 이룬 부흥·성장이었기에 영적인 불이 꺼진 지 오래된 서구교회 인사들이 거꾸로 한국교회를 배우러 오는 일까지 있었다. 오늘 세계 10대 대형 교회가 한국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랑거리였다.
그런데 한국교회의 이런 눈부신 번영이 영구히 갈 것으로 믿었던 믿음에 균열이 가고 있다. 한국교회에도 바야흐로 ‘버블(거품) 꺼짐’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문이 완전히 닫힌 서구교회와 비교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그들과 똑같은 전철을 밟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한국교회는 위기를 위기로 여기지 않는 분위기다.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하더니 일상회복이 되고 나서는 내 교회는 그런대로 괜찮지 않은가, 또는 내 교회만 아니면 괜찮다는 인식에 머물러 있다. 안일해 보이는 이런 인식에 많은 목회자들이 젖어있는 이유는 위기인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그걸 벗어날 방법도 묘안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그래서인지 각 교단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애를 많이 쓰고 있다. 통합 측은 9월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면서 총회 기간중에 목사·장로 1만명이 참석하는 ‘영적 대각성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합동 측도 ‘샬롬부흥’을 기치로 전도, 다음세대, 출산장려 등 현안과 미래를 대비하는 사역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주요 교단들이 침체 상태에 있는 교세 회복을 위해 나름대로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그 처방이 주효할지는 미지수다. 한국교회에 닥친 오늘의 위기가 그동안 대규모 영성집회나 전도운동을 벌이는 데 소홀해서였을까. 그보다는 더 근본적인 원인이 있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전도를 아무리 많이 해도 한 쪽으로 들어온 교인들이 다른 문으로 빠져나가는 데는 방법이 없다. 저출산이란 사회 구조적인 벽을 탓해 봐야 소용이 없다. 그럼 교회를 떠나 ‘가나안’(안나가) 상태에 머물러 있는 약 30%의 성도들은 누구 탓인가.
세상 사람들은 목회자와 성도들의 드러난 행실로 교회를 평가한다. 그들 눈에 비친 교회와 기독교인의 모습이 세상과 별 차이가 없거나 그보다 더 못하기에 비난과 조롱을 쏟아내는 거다.
그런데 예전에 교회를 비판하는 게 신앙이 없는 세상 사람들 몫이었다면 지금은 교회를 떠난 교인들의 비난이 더 신랄하다. 그래서 더 쓰리고 아픈지 모르겠다. 이는 교회와 세상의 경계가 없어진 데서 온, 즉 교회의 세속화가 가져온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성경은 “소금이 맛을 잃으면 길바닥에 버려져 사람들 발아래 밟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교회가 교회다움을 잃는 것에 대한 주님의 냉철하신 경고다. 오늘 한국교회에 닥친 위기의 실체에 대해 명확하게 지적한 말씀이란 점에서 한국교회가 깊이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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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기독교 일간지 신문 기독일보 https://www.christiandaily.co.kr/news/127366#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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