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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축복의 땅. 광야에서

싸바이디 라오스 본문

선교 한국/책 @ 한 권

싸바이디 라오스

อารีเอล 아리엘 ariel 2011. 1. 31. 22:22

 

싸바이디 라오스
 
이영란 저  이매진 출판  페이지 512

책소개

시간이 머무는 곳, 라오스에서 보낸 730일의 일기!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찾은 라오스 싸이냐부리


『싸바이디 라오스』. 싸바이디, 라오스. 불교와 코끼리의 나라인 반면, 외국의 원조를 받아야만 겨우 살 수 있는 사회주의 나라이다. 하지만 그곳에는 휴식 같은 삶이 있다. 푸른 자연을 배경으로 욕심 없는 사람들이 사는 곳, 그래서 욕망이 멈추는 곳이다.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730일간 라오스에서 머물렀던 저자의 이야기가 휴식 같이 흘러간다.

이 책은 한국해외봉사단원으로 라오스 싸이냐부리 지역에 파견되어 2007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2년 동안 살면서 매일 쓴 일기와 글을 모아 펴낸 것이다. 그래서 일까? 이 책은 감성적인 신변잡기라기보다는 목적이 분명하고 내용이 구체적이다. 라오스에서 직접 살면서 그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착하고 살갑지만 부인 몰래 만나는 애인이 있는 집주인 아저씨와 저자의 라오스 생활을 보살펴주는 만큼 이득도 챙길 줄 아는 ‘억센’ 집주인 아줌마. ‘발전사회학’을 공부하고 싶어하지만 부모님의 뜻대로 의대에 입학한 집주인 아들. 철없고 엉뚱하지만 기타 치며 노래도 부를 줄 아는 재주꾼 아짠(선생님) 미노 등. 라오스 사람들의 생생한 삶이 책 속에 가득 그려진다.

 

저자 소개

이영란

씰리펀. 이영란의 라오스 이름이다. 라오스어를 처음 배울 때 국립대학교 교수께서 지어주었다. ‘상서로운, 행운’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언뜻 상당히 세련된 느낌이지만 좀더 쉽게 뜻을 풀어보면 그야말로 순박한 이름 ‘복길이’다.
사람도 이름과 다르지 않다. 어릴 적 ‘명탐정 홈즈’를 탐독하고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일한 경력을 보면, 냉정하게 따지고 공적인 사고 위주로 급진적으로 행동하며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무척이나 귀가 얇아 마음이 굳지 못하고 사람의 정리에 쏠리기 일쑤다. 그래서 모든 것이 느리고 고답적이다. 저개발 국가들의 사정도 싸이냐부리에 와서야 이해하고 라오스도 사랑하게 되었다. 활동의 말미, 한국국제협력단 해외봉사단원으로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에야 라오스와 맺은 귀한 인연을 이어 무엇인가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심하기 시작한 느림보다.

 

목차

프롤로그
근데 라오스가 어디야?

라오스에 오다
매컹호텔 2253호
빠뚜싸이에서 만난 팟싸반
라오스 국립박물관에 가다
믿따팝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
꼬꼬리아 치킨에서 배달을 시키다
라오스는 어디에 있을까?
싸이냐부리 도, 싸이냐부리 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

3월 싸이냐부리
첫날밤, 흰개미국을 먹다
초등학교 1학년짜리 일기를 쓰다
라오스 스모그
라오스 요리 배우기
팟따니와 쏨씨의 결혼식
풍기문란?
아짠 미노와 라오스어 공부를 시작하다

 

서평


 

라오스에 왔다
친구들을 사귀고, 2년을 살았다
코이카 해외봉사단원으로 찾은 라오스 싸이냐부리
그곳에서 머문 730일의 기록

라오스에서 살아봤어요?
휴식 같은 삶이 있는 곳, 욕망이 멈추는 곳, 불교와 코끼리의 나라, 푸른 자연을 배경삼아 사는 욕심 없는 사람들, 외국의 원조를 받아야 겨우 살아갈 수 있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 우리가 가난한 동남아 국가 라오스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다. 하지만 ??싸바이디 라오스??의 저자는 얘기한다. 휴식 같은 삶이 있는 곳에서 사는 라오스 사람들은 ‘심심’하다고. 욕망이 멈추는 곳에 사는 사람들도 일을 하고, 꿈을 꾸고, 내 아이가 잘 되기를 바란다고. 그림 같은 자연과 가난하고 순수한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라오스의 ‘전부’는 아니라고.
??싸바이디 라오스??는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참여연대 등의 시민단체에서 활동한 저자가 코이카 한국해외봉사단원으로 라오스 싸이냐부리 지역에 파견되어 2007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2년 동안 살면서 매일 쓴 일기와 글을 모아 펴낸 것이다.
라오스를 다룬 다른 여행서와 일반적인 여행서가 대부분 특정 지역이나 여러 나라를 스치듯 지나가면서 본 것을 ‘감성적인 글쓰기’에 기대어 펴낸 책이라면, ??싸바이디 라오스??는 목적이 분명하고 담긴 내용이 구체적이다. 저자가 라오스에 간 이유가 ‘현실적’이며, 라오스의 한 지역에서 2년을 살았다. 그래서 지나가면서 본 사람들의 ‘추측성 이미지’가 아니라 그 사람들의 ‘진짜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책이다. 버스에서 만난 아이와 엄마의 삶이 어떤지는 오래 그 사람과 같이 산 저자만이 해줄 수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라오스에서 보낸 2년의 기록, 라오스 문화 보고서
저자가 2년 동안 생활한 므앙(우리나라의 군에 해당하는 행정구역) 싸이냐부리는 연소득 수준이 368달러밖에 되지 않아 가난한 라오스 안에서도 가난한 곳이며,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교통과 경제ㆍ사회ㆍ문화적으로 고립되어 있다. 동남아시아 어디에나 있는 중국인들도 보기 힘들고, 같이 파견 나온 6~7명의 한국인들과 국제 원조 단체 사람들 말고는 ‘순수한’ 라오스 사람들이 대부분인 ‘오지’다. 행정기획 분야로 싸이냐부리에 파견된 저자는 싸이냐부리 ‘읍내’에 있는 믿따팝 중학교에서 학교가 필요한 지원 내용을 파악하고 새 건물을 짓는 일을 진행했다. 도움이 되지 못하는 코이카 사무소와 게으르고 부실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현지 건축 관계자 사이에서 고군분투를 하며 꼬박 2년을 살면서 일기를 쓰고 라오스 사람들의 일상과 문화를 꼼꼼히 기록했다.
해독해야 할 고대문자처럼 생긴 라오스어를 배운 지 고작 7주 만에. 집주인 부부와 두 아이가 있는 집에 혼자 세 들어 살면서. 라오스 전통 의상을 입고, 흰개미와 매미, 도마뱀 고기까지 식탁에 오르는 라오스 전통 음식을 먹고. 마을 사람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며. 라오스 사람처럼. 라오스의 음식과 옷, 달력과 돈, 중학교와 대학교 수업 참관기, 유명 관광지인 루앙파방 이야기, 조용한 동네가 떠들썩해지는 명절과 축제, 전국체전 에피소드, 라오스 사람 인터뷰. 그리고 코이카와 해외 봉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참고할 수 있을 만한 현지 활동에 필요한 내용까지 모두 책에 담았다.
그리고 저자는 사회주의 국가라 남녀평등, 여성우대가 정책화되어 있는데도 공공연하게 남녀의 역할 구분이 나뉘어져 있어 좀더 고단한 여성들의 삶에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공공기관은 물론 모든 직장이 라오스인민혁명당의 단위 조직이 되고 정기적인 당원대회를 통해 학교 운영에 대해 토론하고 결정하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직장에 불성실해도 크게 제제하지 않는 사회주의 제도에 불만을 가지며, 개인이 큰돈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교육, 의료, 그리고 연금 제도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싸이냐부리의 ‘김광석’과 ‘욕심쟁이’ 아짠들, 라오스 만인보
이 책의 주인공은 라오스 사람들이다. 착하고 살갑지만 부인 몰래 만나는 애인이 있는 집주인 아저씨와 저자의 라오스 생활을 보살펴주는 만큼 이득을 챙길 줄 아는 ‘억센’ 집주인 아줌마, ‘발전사회학’을 공부하고 싶어하지만 자신을 끔찍이 사랑하는 부모님의 뜻에 따라 의대에 입학한 영민하고 착한 집주인 아들 아이.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 그대로 철없고 엉뚱하며 연애를 좋아하지만 학교생활과 틈틈이 짓는 농사에는 무척 진지하며 김광석의 노래인 ?서른 즈음에?와 ?부치지 않은 편지?를 기타 치며 부를 줄 아는 재주꾼 아짠(학교 선생님이라는 뜻) 미노. 도시로 공부하러 간 남편 뒷바라지와 부모님과 동생 내외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다가 학교에서도 가장 많은 일을 도맡아 훌륭히 해내지만 어린 나이에 결혼한 일이 지금까지 겪은 가장 슬픈 일이라는 아짠 깰라컨, 소수민족이라 시댁에서도 구박을 받고 학교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지만 누구보다도 명랑한 아짠 쌩마리. 학교 수업뿐만 아니라 매사에 불성실하고 여자친구가 너무 많은 ‘날라리’ 아짠 웡펫, 동성인 여자들을 좋아하고 아끼며 즐거운 술친구인 아짠 우돔. 3월에 결혼해 6월에 아기를 낳아 신랑인 아짠 쏨씨가 책임감 때문에 결혼해줬다는 뒷얘기를 듣지만 씩씩하고 당차며 손큰 새댁 아짠 팟따니. 한없이 다정한 언니처럼 챙겨주는 사람인줄 알았는데 노골적으로 선물과 돈을 요구해 무척 실망해 한동안 소원하다가 화해한 아짠 미노의 형수 띰. 모두 저자에게 ‘생애 최고의 순간’을 안겨준 라오스 친구들이다.

책속으로

라오스 사람들이 검게 보이는 피부색을 싫어해 밝게 처리를 했더니 사진이 흐릿하게 나왔지만 모두 표정이 살아 있어 참 좋다. 학생들 사진은 아짠 미노에게 나눠 줄 것을 부탁했다. …… 사진은 우리 돈으로 한 장에 300원이다. 모두 예순세 장. 약 2만 원을 들여 이렇게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선물을 해보기는 처음이다. 아짠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나도 행복해진다. 고맙다. ― 본문 110쪽


오후에는 마저 벼를 베고 어제 베어 놓은 이삭 묶음을 낟가리로 쌓았다. 그늘에서 쉬엄쉬엄 하는 일이었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제법 힘이 들었다. 네시도 되기 전에 기어코 어제처럼 비가 오기 시작한다. 미처 낟가리로 다 올리지 못한 이삭들이 있었지만 빗발이 굵어지기 전에 바삐 천막으로 덮어 갈음했다. 미노가 환하게 웃으면서 다음 주에 햅쌀을 가져다 주겠단다. 향기로워 맛이 아주 좋을 거란다. 아짠의 마음이 향기롭다. ― 본문 254쪽

사람들이 강물에 연등을 띄우고 소원을 빌기 위해 준비를 해 왔다. 먼저 작은 촛불로 가득 찬 배들이 연등 앞길을 밝히며 천천히 움직여 갔다. 사람들은 연등을 강물 위로 띄우고, 흘러가는 연등을 바라보며 합장하고 소원을 빌었다. 강 건너편으로 간 진행 요원들이 소박한 불꽃을 쏘아 올리고, 사람들은 환성을 질렀다. 싸이냐부리가 이렇게 활기차고 낭만적이었나. 빠마이의 흥청거림이 소박하게 느껴질 정도다. ― 본문 266쪽

아기를 낳고 하혈이 계속되어 심각한 빈혈 상태에 있는 여자는 병원 치료와 연계되지 않은 이동 진료의 한계를 절실히 느끼게 했다. 그 아쉬움을 덮기 위해, 지금 아주 위험한 상태라고 꼭 병원에 가야 한다고 몇 번이나 얘기했다. 그렇지만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아내를 부축해 가는 돈 없는 남편의 어깨도 무너질 듯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군데군데 허연 반점이 있는 어린이들과 얼굴에 뾰루지가 잔뜩 난 학생들, 목보다 더 큰 혹을 달고 있는 아저씨와 담배처럼 씹는 나뭇잎 때문에 새까맣게 치석이 낀 노인들. 읍내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사람들, 내가 라오스 오기 전에 생각하던 라오스 사람들이 바로 여기 있었다. ― 본문 351쪽

학교에서는 피곤해서 집에 간다고 하기에 천천히 집으로 왔더니 아짠들이 먼저 와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나처럼 아직 여기 사람들 특유의 ‘빼기’에 익숙하지 않아 집에 가버린 상진까지 다시 불렀다. 반텅에 들어와서도 빼기는 여전하다. 앉은 자리에서 춤을 춘다. 상진과 나만 심심하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파는 법. 내가 상진과 함께 먼저 춤을 추러 나가고도 다시 자리로 돌아와 끌고 나와야만 겨우 춤을 춘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아짠 미노는 눈길이 아짠 띵에게 박혀 있으면서도 옆에 앉지도 않는다. 억지로 아짠 미노를 끌어다가 옆에 앉혔다. 끌어 앉히기가 힘들었지 앉고 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둘만의 이야기에 푹 빠졌다. 에구~. ― 본문 428쪽

1994년에 문을 연 어린이문화센터는 우리 나라 방과 후 교실과 문화센터를 합쳐놓은 것 같았다. 라오스어, 영어, 수학 등 보충수업도 하고 1주일에 한 편씩 영화 상영도 하고 어린이들이 조를 짜 연극, 노래, 춤 등 공연도 하고, 거의 완벽한 시스템이다. 문득 이런 게 사회주의 사회의 장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본문 4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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