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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축복의 땅. 광야에서

가을의 끝자락 본문

쉴 만한 물가로 in ㅁr산/회복 2020

가을의 끝자락

อารีเอล 아리엘 ariel 2020. 12. 3. 09:45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창문을 열어 봅니다

어느새

알록 달록

어여뻣던 단풍잎은 간데없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세찬 바람에도

반항하는 소리없이 

자그만한 손짓만 할 뿐입니다

 

두 주 전부터 

붉게 물든 아기 단풍잎의 흔들림이 

마음을 아프게 하며

노란 은행잎이 

겨울을 재촉하는 만날재 골 바람에

흔들리고 

아파하며 

거센 재촉에 견디지 못해

한 잎

또 한 잎이 떨어질 때마다

쓰레기를 버리고 

모퉁이를 돌아 

집으로 들어오는 마음이

중심 잃은 마음과

자꾸만 숨차오는 심장의 고동을 느껴옴이 

아픔이 아닌

어느 노래의 가사에 나온 것 같이

총 맞은 것 처럼

작은 구멍 난  가슴의

커다란 허전함과

시린 마음이였습니다

 

십여년간 잊고 살았던 가을 

이제는 다 나았다고 생각한 

그 가을에 앓아 온 병

가을을 타고 있었습니다

내 생각은 

기억하지 못한지 오래였으나

내 몸은

아직 잊지 못하고 있었나 봅니다

 

애궂은 

몸살 약과

입 맛에  푸념했던 두 주간

다시금

내 몸이 기억하는 

부끄러운 계절 병에 

식구들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이렇게 글로

그 흔적을 남겨 놓을 뿐 입니다

나를 감추려 먹어 온

몸살 약 보다

더 조은 치료 약 일 수 있기 때문이죠

 

이젠 

가을이 가고

겨울 꽃

동백이 예쁨받는 계절이 됐네요

 

안스럽지만 

앙상한 가지만 남은 

아기 단풍 나무가 

조금은 세찬 바람에도 

흔들림이 없어지듯이

내 맘과 생각

그리고 온 몸까지

나의 모든 것이 

떠나는 가을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기를 

고백하며 기도하는

아침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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