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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거머쥔 한강은 누구?
이후 서울로 올라온 한강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대학 졸업 뒤 이후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으로 습작을 하기 시작해,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한강은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그대의 차가운 손', '검은 사슴',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등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와 동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을 펴내는 등 시와 소설, 아동문학을 넘나들며 전방위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국 작가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수상한 소설집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로, 국내에서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그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구 문예창작과)에서 예비 작가들을 상대로 소설 창작론을 가르쳤다. 서울예대 학생들은 한강에 대해 "섬세함과 카리스마로 학생들을 사로잡는 교수"라고 말했다.
한강은 어려서부터 익힌 피아노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에는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를 펴냈는데, 흘러가버린 노래 스물두 곡 속에 작가의 아련한 추억을 담아낸 이 책에 작가 자신이 작사·작곡하고 보컬까지 맡아 부른 노래 10곡을 담은 음반(CD)을 함께 수록했다.
한강의 가장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이 소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소설을 써오면서 제일 기뻤던 순간이 2021년 4월 말 이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한 순간"이라며 "워낙 오래 걸리고 힘들게 썼다"고 털어놨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4·3의 비극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까지,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해온 작가는 이 회견에서 앞으로 '밝은 얘기'를 써보고 싶다고 밝혔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도 눈이 계속 내리고 너무 춥고, 이제 저는 봄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외신도 ‘한강 노벨문학상’ 주요 보도…“아시아 여성 첫 수상 획기적”
뉴욕타임스 “노벨문학상 다양성 추구 흐름”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수식을 세계 주요 언론들도 비중있게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은 한 작가가 “소설, 에세이, 단편소설집 등을 통해 가부장제, 폭력, 슬픔, 인간애 등의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해 왔다”며 “2007년 발표한 소설 ‘채식주의자’는 2015년 영어로 번역되어 2016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노벨문학상을 시상하는 한림원 상무이사인 마츠 말름이 한 작가 수상 발표 뒤 내놓은 발언도 소개했다. 말름은 “한 작가와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다”며 “한 작가는 ‘아들과 막 저녁을 먹은 뒤였고 평범한 하루였고,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 작가 수상은 예상 밖이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날 발표 전까지만 해도 출판계에서는 올해 유력한 수상자로 중국의 대표적 아방가르드 여성 작가로 꼽히는 찬쉐가 유력하다고 꼽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 작가의 수상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의 다양화를 꾀하는 흐름과도 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가 서구 백인 남성에게 많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최근 유럽과 북미 이외 출신이나 여성 등 수상자를 늘려 다양성을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엔이치케이(NHK) 방송도 “한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자세히 보도했다. 도코 고지 와세다대 문학부 교수는 “(한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영국에서 권위 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이미) 받았으며, 타당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국 작가로서도,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도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 획기적”이라고 말했다고 엔에이치케이는 전했다 . 도쿄 교수는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여성으로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다루고 있어 감동적인 작품도 많다. 한국 음악과 영화도 친숙한데, 이를 계기로 한국 문학도 더 읽혔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일본에서도 한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이미 번역되어 있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는 일본에서는 ‘82년생 김지영’ 등을 번역한 사이토 마리코가 번역했는데, 제주도 방언을 오키나와 말로 번역하기도 했다.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때 일본에서 지상전이 벌어져 20여만명이 희생된 곳이다. 사이토는 최근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번역 당시 “제주도를 방문해 무차별 학살이 벌어졌던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본 순간 오키나와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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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출판사 창비 "한강 노벨문학상 에디션 검토 중"
창비 관계자는 1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 에디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장은 재고를 찍는 대로 내보내야 해서 표지를 바꾸고 에디션을 만들기는 힘들 것 같다. 향후 1~2주 내로 주문이 엄청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노벨상 수상과 관련해선 기자간담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비는 한강 작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출간한 곳이다. 지난 2016년 맨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는 2004년 계간 '창작과 비평' 여름호 게재된 중편이다. '몽고반점' '나무 불꽃'과 묶여 2007년 장편소설(창비)로 출간됐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알려지자 출판계를 향해 '노벨상 에디션을 내 달라'는 요구도 분출했다. 이날 한 온라인 독서 커뮤니티에는 "노벨상 에디션이 나오면 살 것" "노벨상 특별에디션 당연히 나오겠죠" 등의 게시글이 이어졌다.
스웨덴 한림원은 이날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최초 수상이다.
노벨위원회의 안데르스 올손 의장은 수상자 선정 기자회견에서 "역사의 상처를 마주보고 인간 삶의 취약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작가의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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