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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 축복의 땅. 광야에서

펌) 이 시대, 이 땅의 목회적 현실 본문

선교 한국/선교한국 @ 교회여 일어나라

펌) 이 시대, 이 땅의 목회적 현실

อารีเอล 아리엘 ariel 2020. 9. 5. 03:51

이 시대, 이 땅의 목회적 현실>

지난 수요예배 직전 오후 6시 40분 경에 내가 아는 지인 K목사님에게서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K목사 : 김목사님~ 저 OO목사예요 혹시 오늘저녁에 수요예배가 있는지요?

나 : 왜요?

K목사 : 제가 예미역에 왔는데 약속했던 분이 약속을 캔슬해서 갑자기 귤암리에갈 차편이 없어서 목사님께 도움을 요청하려구요

나 : 목사님은 수요 예배 안 드리세요?

K목사 : 네

나 : 이제 곧 예배가 시작되는데 예배가 끝나는데로 제가 예미역으로 갈께요.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예배 집례에 집중하고, 예배 끝나고 그 K목사님을 픽업하러 예미역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K목사님을 모시고 동강변에 있는 귤암리라는 마을로 가면서...

나 : 아니, 어쩐 일이세요? 그리고 귤암리는 왜요?

K목사 : 목사님~ 저, 목회 그만 두었어요.

나 : 네? 아니 왜요? 언제요?

K목사 : 작년에요.

나 : 네? 정말이요?

K목사는 중소도시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젊은 목사였습니다. 대도시의 유명한 교회의 훌륭하신 목사님 밑에서 목회 훈련을 받고 젊은 나이에 제법 규모가 있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된 꽤 괜찮은 목사님이십니다. 그런데 드센 장로님들 때문에 목회의 어려움을 겪고 계셨던 사실을 저에게 오래 전에 말씀하신 적이 있었고 제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 교회 장로들은 자기들 할 일은 하나도 안하면서 교회가 침체된 모든 책임을 목사와 사모에게 돌리고 목사와 사모만 쥐잡듯이 잡는 그런 악한 자들이었습니다.

우리들의 대화는 계속 이어집니다.

나 : 그래서 지금 어떻게 지내는데요? 사모님과 가족들은 잘 지내요?

K목사 : 네. 잘 지내고 있어요.

나 : 지금 어디서 살아요? 그리고 뭐하고 살아요?

K목사 : 목사님~ 저 OO지역에 살아요. 그리고 저 OO교회의 사찰집사로 들어갔어요?

나 : 네? 정말요?

K목사 : 네. 목사님... 대부분의 교회들이 목사 출신이라고 안 받아 주는데... 다행히 두 교회가 받아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지금 교회에 사찰집사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목사님~ 저 요즈음 너무 편하고, 신나고 즐거워요. ㅎ

나 : ㅎㅎㅎ 정말 대단하시네요. 나도 사찰집사 하고 싶었는데 저는 능력이 없어 그걸 못하고 있어요. 사임도 잘 하셨어요. 강도의 소굴에서 나오셨군요? 출애굽하심을 축하해요. ㅎㅎ

K목사 : ㅎㅎㅎ 목사님~ 고마워요 목사님처럼 시원스럽게 말해주는 분들은 거의 없었어요.

이런 식으로 점점점 더 깊은 대화를 서로 주고 받으며 귤암리까지 갔습니다. 나는 그를 많이 위로했고 그는 많이 고마워하기도 했지만 헤어지기 전에 그를 축복하며 기도해 주고 혼자 돌아오는데 네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나왔습니다. 이 땅의 어렵게 목회하는 목사님들과 사모님들을 생각하면서...

작년에도 서울의 아주 유명한 교회의 유명한 목사님께서 피골이 상접한 모습으로 나를 찾아 왔습니다.

OO목사님 : "김목사~ 나, 목회 사임했어.

나 : 정말요?

OO목사님 : 응. 지난 주에 사임했어. 이 곳 정선에 허름한 집 한칸 없을까? 나 거기서 주님과만 독대하며 살고 싶어.

그래서 이 목사님의 거처를 찾아 주려고 함께 열심히 다닌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깊은 산속에서 이름없는 한 촌부처럼 살아가십니다. 그런데 올해 2월에 또 저를 찾아왔습니다.

목사님의 얼굴이 활짝 피어 있었고, 살도 두둑이 찌셨는데 매우 건강해 보였습니다.

나 : 아니, 목사님~ 진짜 건강해 보이시네요.

OO목사님 : 나, 지금... 너무 좋아. 행복해.

나는 지금 현직에 있는 많은 목사님들을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좋은 성도, 좋은 장로님들과 더불어 행복한 목회를 하시는 분들은 다행이지만... 특별히 제법 규모 있는 교회의 목사님들이 염려가 됩니다.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 사태 이후 교회의 교인수가 떨어져 나가고 교회가 침체된 원인을 담임목사의 무능함에서 찾으려고 해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 아침에는 이러한 척박한 현실에서 목회하는 그 불쌍한 목사님들을 위해서 더 많이 기도하게 됩니다.

십자가의 전사 김진구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