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 축복의 땅. 광야에서
가을비처럼 본문
남국의 시월은 우기철이다
우기에는 비가 와야 제맛이다
그러나
비가 오기 싫어 우기는 날들이 많다
비가 오기를 바라는 나의 속셈은 더위 때문이다
남국은 계절이 없다
궂이 구분 한다면
더운 계절과
아주 더운 계절
그리고 미치도록 더운 계절뿐이다
방송국 기상 아나운서가 외치는
우기와 건기 그리고 겨울이 있다
이곳 겨울은 더운 날에 속한다
한낮 수은주가 30을 가리키니 말이다
측은한 것은
영하가 아닌 영상 20도 이하가 되면
동사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여름에 해당되는 건기에는
수은주가 노상 40도 근방에서만 논다고 보면된다
그래서 미치도록 덥다는 것이다
요즘같은 우기에도 아주덥기는 하나
비바람이 스치고 가면 체감 온도가 뚝 떨어진다
그런데 금년에는 비가 올듯하다 도망가 버리고
아예 엏굴도 안비치는 날이 더 많다
오늘은 가을비처험
종일 햇님이 구름사이로 얼굴을 내 밀지도 않는다
그런다고 비가 많이 내리지도 않는다
기분은 꿀꿀하지만 덥지 않기에
나름 좋다
그래도 마당을 청소하다보니 땀이 범벅이다
11 월이다
또 한장의 달력을 찢어낸디
더룩 가벼워진 카렌다의 무게이지만
나를 내려놓는다 하면서도
자꾸만 소유하게되는 아집만큼
나를 짓누르는 힘만큼은 장사급이다
남국의 11월은 비와 더불어 나를 위로한다
그리고
비가 그치면 무지게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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