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면 오라”고 손짓하는 것은 어느 특정 이동통신 회사만이 아니다.
수많은 단체에서, 교회와 학교에서도 이렇게 손짓을 한다.
아니 한 걸음 더 나아가 헌신을 이유로 유혹(?)을 하기도 한다.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단기 선교가 그것이다.
매년 한동대학교에서도 수백명의 학생들이 해외로 단기선교를 떠난다.
HDS, 인터콥의 비전 스쿨, 한동 자체선교 프로그램인 HGFR(Handong Global Field Research) 등 한동대학교 내에서도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거쳐 단기선교를 떠난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450여명의 학생들이 해외로 단기선교를 떠났다. 70여명의 학생들이 ‘예루살렘예수행진2004’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하기도 했다.
중동에 첫발을 내디딘 90년 11월 이후 이제까지 적지 않은 단기 팀들을 만났고, 직접 현지 훈련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는 중에 변해가는 내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분명히 단기 사역 나온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마음이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냥 무시하고 가는 것이 부담이 되기도 했지만 내 일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추스린 적도 있었다. 선교지와 사람들에 대한 ‘바로 알기’, ‘바로 섬기기’에 대한 선언적인 고백은 있었지만, 그냥 땅만 밟고 바람처럼 지나가는 그런 이들이 많았던 때문이기도 했다.
해마다 여름철 겨울철이면 요르단도 수많은 단체와 교회, 학교에서들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지역 등을 함께 둘러보기 위하여 몰려온다.
그런 이들 중에는 무대책으로 일방적인 통보에 가까운 도움 요청 메일을 던져놓고는 달려오는 이들도 있다. 순수함과 열정 어린 마음을 알기에 할 수 있는 대로 돕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해마다 비슷한 시행착오들이 반복되는 경우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단기선교는 누구를 위하여 하는 것인가 근본적인 회의가 들기도 했다.
이 글을 쓰면서 한동의 아름다운 사람들을 떠올린다.
한동의 아름다운 아침 이슬 같은 젊은 동역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단기선교는 보내는 단체와 교회, 학교의 필요에 먼저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단기선교는 그것이 ‘지역 조사’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든 ‘땅 밟고 기도하기’라는 이름으로 일컬어지든 놓쳐서 안 될 것이 있다. 내가 없어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이다.
정말 그렇다.
또한 선교지라는 ‘땅’이 아니라 그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한 수고가 단기 선교의 의미이다. 내가 가진 것으로, 나의 인생의 나이테 모두로 또 다른 민족을 만나고 그들의 삶의 나이테 안에 새겨놓으신 하나님의 손길을 소개하고 나누는 그런 즐거움이 단기 선교의 맛이다.
어떤 면에서 단기 선교는 데이트와도 같은 것이다.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상에 대해 알고 싶고 배우고 싶은 그런 마음을 느껴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 단기선교에 왜 끌리는가? 끌리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아니다. 이성에 대해 끌리는 마음 모두가 하나님의 이끄심이 아니듯이. 끌림에도 인격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유혹하시는 분이 아니시다. 인격적인 그 분은 우리를 이해시키신다. 한동의 아름다운 사람들, 단기선교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을 보고 싶다.
김동문 선교사 (인터서브 선교회) (2005년 5월/ 한동대학 신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