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짓게 만드는 한 장의 사진
무심코 신문기사를 읽다 그만 목이 메이고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가 했더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조간신문 사진과 그 아래 설명문을 읽다가
일어난 돌발사고(?)였다.
이라크戰에서 戰死한 남편의 장례식 전날 밤,
남편의 시신이 담긴 관 옆에서
마지막 밤을 함께 보내기를 원한 아내가
남편이 생전에 좋아했던 노래를
컴퓨터로 틀어놓은 채
관과 나란히 누워 엎드려
잠이든 모습을 찍은 사진인데
이 사진이 올해의 퓰리처 수상작이란다.
관 옆에는 해병대 예복차림에
부동자세로 서 있는 해병대원이
관을 지키며 서 있는데
배경을 보니 가정집의 거실로 보아 아마도
전사한 군인의 자택이 아닌가 싶다.
비록 시신일망정 땅속에 묻히기 전날의
마지막 밤을 평상시처럼 같이 보내고 싶어
메트리스와 이불을 펴고 그 위에
두개의 베게를 나란히 놓고 누워있다.
엎드려 잠이든 젊은 아내의 애틋한 사랑이
메마르고 무미건조한 내 가슴을 흔들어 놓고 말았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를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해병 정장차림의 군인을
부동자세로 관 옆에 세워
정중하게 弔意를 표하는 미국정부의 태도와
최후의 밤을 같이 보내고 싶어하는
젊은 아내의 마음이 너무나 감동적이다.
아마도 그 젊은 아내는
마지막 시간을 남편이 살았던 시절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마치 살아있는 듯이 즐겁게
젊은 부부다운 상상의 대화를
나누다 잠이 들었을 것이다.
戰死한 젊은 이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주는
미국 정부와 그 옆에서 마지막 밤을
같이 보내는 젊은 아내의 사진이 눈물짓게 만든다.
단 하루를 살아도 그런 세상에서 살고 싶어진다.
나무상자 춥지 않아요?
오리털 이불 유난히 좋아한 당신
딱딱한 그곳에 눕게 해서 미안해요
모랫길 아팠던 눈
나라 위해 총 메었던 어깨
차가운 시체로 내곁에 오셨군요
밤과 낮 뜨거웠던 사막
어제와 오늘 조국 위한 일념 하나로
당신이 죽어 왔어도
내 집 안전하고
내 나라 굳건히 버팁니다
밤 새워 우리사랑을 노래 할래요
당신의 숨결을 들을래요
당신의 영혼이 나를 감고 있어요
숨이 멎을 때까지 당신을 곁에 두고싶어요
아무도 당신을 데려가지 않았음 좋겠어요
내 욕심이겠지요
나만 생각하나 봐요
천사들이 안내하는 그 동산으로 먼저 가셔요
기다림 지친다며 눈물 흘리지 마시고
제가 보일 때까지 사과나무를 심어 주셔요
당신 너머 창 밖엔 비가 내립니다
이대로 강물 되어 당신을 데려가려나 봐요
행여 바람 거칠어질까 기도할께요
내 사랑 당신
슬픈 미소 보이지 않을께요
<시작노트 : 이라크에서 죽은 시신으로 돌아온 남편과의
마지막 밤을 요청한 아내의 기사를 접하고...>
(위의 사진은 퓰리처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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