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   2025/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내 영혼 축복의 땅. 광야에서

펌) “한국전 때 굴욕 떠오른다”...약육강식 판에서 길잃은 한국 [황인혁칼럼] 본문

선교 한국/세계는 지금

펌) “한국전 때 굴욕 떠오른다”...약육강식 판에서 길잃은 한국 [황인혁칼럼]

อารีเอล 아리엘 ariel 2025. 2. 27. 10:15

“한국전 때 굴욕 떠오른다”...약육강식 판에서 길잃은 한국 [황인혁칼럼]

 

황인혁 님의 의견
  17시간  2분 읽음

미·러 강대국 힘의 논리에

우크라 굴욕...남의 일 아냐

자국 우선주의 난무하는데

넋놓고 집안싸움 될 일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1차 변론에서 최종 의견 진술을 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독재자 푸틴의 자기 파괴적 결정이다.”

3년 전 서방국들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질 수 밖에 없는 전쟁을 시작했다며 일제히 성토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종전협상 기류를 보면 푸틴의 패배로 단정하기 힘든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강대국 러시아를 두둔하면서 우크라이나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시작된 미·러 협상은 충격 그 자체다. 한국전 당시 약소국 설움을 겪었던 한국으로선 우크라이나의 굴욕이 남일 같지 않다.

국제정치학 대가인 존 미어샤이머의 냉철한 평가가 다시 떠오른다. 그는 ‘국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저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합리적 의사 결정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가 러시아 존립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고 판단했다. 나토의 동진이 이뤄지기 전에 러시아가 군사력을 동원한 건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는 얘기다.

다시 냉혹한 힘의 논리가 득세하는 세상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트럼프의 마가(MAGA) 정책은 ‘각자도생’의 의미를 각인시키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재집권하면서 자국 우선주의는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올 들어 놀라운 국제뉴스는 한두건이 아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미국발 관세 도발에 휘청거리고, 파나마는 운하 운영권을 놓고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편입 의사에 놀란 덴마크는 국방 예산의 대폭 증액을 선언했다. 점잖은 체면을 따질 겨를도 없이 내 몫은 내가 지켜야 한다는 위기감이 부쩍 커졌다.

지난달 다보스포럼 행사장에서 만난 한국 10대그룹의 모 회장은 미국과 인도 시장에서 기회를 찾겠다고 했다. 미국은 금방 이해가 갔는데 인도는 어떤 측면에서 그렇냐고 물었더니 “중국이 함부로 침투하지 못하는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2020년 6월 인도·중국 국경지역인 라다크 갈완계곡의 유혈 충돌은 인도의 ‘중국 때리기’를 촉발했다. 인도는 중국 기업에 대한 불매 운동과 고강도 경제 보복을 쏟아냈다. 틱톡과 위챗 등 중국 앱의 사용을 차단하고 화웨이의 입찰을 배제했다.

그리고 인도에 거점을 둔 중국 휴대폰업체를 상대로 세무조사와 거액 과징금 부과 등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중국인들이 치를 떨었지만 인도 정부는 개의치 않았다. 탈중국 정책이 인도의 살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2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와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연대와 공존의 가치가 희석되고 자국 우선주의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생존책을 찾을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엄중한 시국에 누가 앞장서서 국가 이익을 챙길 수 있을지 참담한 상황이다. 대통령 권한대행만 있을 뿐 우리는 국가 지도자를 잃었다. 나라를 옳은 방향으로 이끌 정치 리더그룹도 보이지 않는다.

관세 전쟁 대응,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원전·방산시장 공략 등 챙겨야할 국가적 사안은 산더미다. 그나마 우리 기업들이 경제 사절단을 꾸려 대미 행보에 나섰지만 공백 상태의 정부를 대체할 순 없다. 으르렁거리는 트럼프의 포효 속에 어떻게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할 뿐이다.

곧 나올 탄핵심판의 결과가 어떻게 되든 국론 분열과 극단 대립은 피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이를 수용하는 게 헌법 수호 정신이다. 나라 밖에선 사나운 맹수들에게 금새 잡아먹힐 판인데 탄핵 사태를 놓고 두 진영으로 갈라져 우리끼리 물어뜯고 있으면 될 일인가.

글로벌 약육강식의 세상에서 집안 싸움에 매달릴 여유가 눈꼽 만큼도 없다. 노골적으로 이해득실을 따지는 강대국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길을 잃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황인혁 지식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