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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불교의 4대 명절 본문
우리나라에서 4대 불교명절이라 하면 부처님오신날을 비롯해 출가절ㆍ성도절ㆍ열반절을 뜻한다. 태국에도 4대 불교명절이 있지만 내용이 다를 뿐더러 모두 국경일로 여겨 하루를 쉰다.
먼저 우리의 정월대보름을 태국에서는 만불절(滿佛節)이라 부른다. 이날은 부처님이 죽림정사에 머물 때 사전약속도 없이 1250명의 제자가 우연히 모이게 되어 설법을 한 다음 3개월이 지난 보름에 입적할 것이라 예언한 날이다.
두 번째는 남방불교권에서 ‘웨삭’이라 부르는 음력 4월 보름의 부처님오신날로, 성도와 열반을 함께 기리는 최대의 명절이다. 남방불교에서는 부처님의 탄생과 해탈과 열반이 모두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고 보아 세 가지 사건을 동시에 기념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음력 6월 보름의 삼보절(三寶節)로,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고 나서 다섯 제자에게 처음으로 가르침을 펼친 날이다. 초전법륜이 이루어짐으로써 불ㆍ법ㆍ승 삼보가 성립되었다고 보아 삼보절이라 부른다.
네 번째가 바로 삼보절 다음날인 6월16일의 안거일이다. 입안거(入安居)뿐만 아니라 9월의 출안거(出安居) 또한 성스러운 축제로 여겨, 안거를 마친 스님들에게 가사와 생활용품을 보시하면서 한 달간 성대한 축제를 벌인다. 안거를 카오 판사(Khao Phansa)라 부르는데, ‘판사’란 ‘우기(雨期)’ 또는 ‘영혼에 새로운 활력 불러일으킴’을 뜻하여 안거동안 용맹 정진한 스님들의 수행이 한 단계 무르익음을 나타낸다.
태국인들은 이러한 기간에 집중적으로 불공을 올리고 보시함으로써 크나큰 공덕을 쌓게 된다고 믿는다. 그들은 공덕을 쌓고 복을 짓는 일을 ‘탐분’이라 부르는데, 탐분은 특정한 날만이 아니라 일상적 행위로 생활화되어 있다.
이른 아침 음식을 장만하여 탁발 스님들께 보시하면서 그들은 지극히 감사한다. 보시에 대한 감사는 받는 이가 아니라 베푸는 이가 하는 것임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의 불교명절은 모두 보름과 짝을 이룬다. 가장 원만하고 생명력 충만한 만월(滿月)이 부처님의 원융한 가르침을 상징하듯, 탐분을 행하는 이들의 마음도 그렇게 무르익어갈 것이다. 나날이 조금씩 공덕을 쌓아나가는 그 마음과, 초승달이 점차 보름달로 원만해지는 모습을 어찌 달리 볼 것인가.
태국의 왕비는 안거(安居)가 끝나면 인근 나라의 스님들에게 가사를 공양한다. 이는 수백 년간 이어진 태국왕실의 전통으로, 자국은 물론 미얀마ㆍ라오스ㆍ캄보디아ㆍ방글라데시ㆍ인도ㆍ중국ㆍ대만ㆍ부탄의 아홉 나라 스님들께 일제히 가사를 바치는 것이다.
왕실풍습에서도 알 수 있듯이 태국인들은 스님들이 본격적인 수행에 들어가는 안거를 특히 중요하게 여겨, 음력 6월16일의 안거일이 시작되면 누구나 사원을 찾아 불공을 올린다.
안거의 석 달 동안은 스님들만이 아니라 국민들도 신행생활을 집중적으로 행하여 복을 쌓고, 출가 또한 이 기간에 가장 많이 이루어진다. 나라마다 명절과 축제는 자연의 변화를 따르게 마련이지만, 태국의 세시풍속은 불교 및 왕실과 관련된 내용이 더욱 풍성하다.
또한 송크란이나 러이끄라통 같은 일반축제와 달리 불교와 왕실 관련 명절에는 술을 판매하지 않는다. 부처님과 국왕을 특별하게 만나는 날이기에 혼돈과 무질서의 축제가 아니라 신성한 종교적 축제로 삼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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