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동맹 외면하고 러·北에 손내민 미국... 세계 질서 흔든다
동맹 외면하고 러·北에 손내민 미국... 세계 질서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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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적대 관계에 있거나 국제 사회의 ‘변방’에 해당하는 국가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 보도했다. 반면 영국·프랑스·일본 등 전통적 동맹국과는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새로운 국제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을 맞은 24일 유엔 총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 결의안은 “러시아의 침략”을 명시해 전쟁 책임이 러시아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영국·프랑스·독일·일본·캐나다 등 93국이 찬성한 이 결의안에 미국은 반대표를 던졌다.
결의안에 반대한 18국에는 미국을 포함해 러시아, 북한, 벨라루스 등이 포함된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대척점에 있던 나라들이다.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유엔 표결에서 미국이 가장 자주 의견을 같이했던 나라는 캐나다, 영국, 호주, 프랑스였다. 미국과 의견이 가장 맞지 않았던 나라는 시리아, 이카라과, 이란, 북한, 중국, 쿠바, 벨라루스, 러시아였다.
뉴욕타임스는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트럼프가 국제 사회에서 미국의 위치를 얼마나 급진적으로 재조정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보다 더 뚜렷한 증거를 생각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미국이 러시아를 비롯해 국제 사회에서 따돌림받는 나라들과 연합하려 한다면 유럽·캐나다·일본·한국 같은 동맹국들이 그들만의 길을 가고 다른 곳에서 동맹을 찾도록 압박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이런 행보에 대해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존 커티스 상원의원(유타)은 유엔 총회 결의안 표결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서 “유엔에서 러시아·북한과 같은 편에 서게 된 데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이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며 이런 자세는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의 이상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전쟁이 끝나기를 원하지만,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안보를 보장하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더 이상의 영토 야망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종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도 했다.
돈 베이컨(네브래스카) 하원 의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오늘 우크라이나에 대해 완전히 망쳤다”고 꼬집으면서 “대부분의 미국인은 독립, 자유, 자유로운 시장을 위해 싸우고 침략자에 맞선다”고 했다.
미국은 최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을 밀어붙이면서 러시아와 밀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침략 피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배제하고,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외면하는 듯한 모습으로 논란을 낳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을 막지 못했다면서 “나라 망신”이라고 비난했다. 종전이라는 성과를 내세워 트럼프가 노벨평화상을 받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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